
6. 다시 만든 전투 곡
이와타:
스기야마 선생님이,
이번 "드퀘IX" 의 악곡을 만들면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스기야마:
저는, 이번에,
"호리이씨가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와타:
그건 어떤 점입니까?
스기야마:
먼저 필드를 걷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뚜벅뚜벅뚜벅 걷는 것 같은 음부터 시작하는 곡을.
그 곡을, 회의에서 들려주었는데
호리이씨는 아무말도 없이 듣는 겁니다.
그리고, 한마디... "이거, 마을이군요" 라고.
이와타:
필드 곡으로 만든 곡인데?
스기야마:
마을 곡이라고 (웃음).
그래서, 테스트 ROM에, 그 곡을 마을에 설정하고
실제로 놀아보니, 과연, 그게 딱 맞는 겁니다.
아아, 호리이씨의 감각, 대단하구나 하고.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와타:
헤에~.
스기야마:
그 다음에, 이것도 비화에 가까운 것이지만,
전투 곡을 만들고, 실제 그걸 ROM에 설정하고,
잠시 그걸로 개발이 진행되었었습니다.
그랬더니 한참 후에, 호리이씨가
"저, 전투 곡말입니다. 하는 중간에 질려버렸습니다" 라고
이와타:
그거 참 충격적인... (웃음).
스기야마: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이 곡은 질리는군" 이라고
스탭에게 말한 것 같습니다.
호리이:
하는 도중에,
처음 음이 지겨워졌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와타:
이야,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이야기네요.
스기야마 선생님이 훨씬 연장으로,
음악 분야에서 저명한 존재이시지만
호리이씨는 자신의 감성을 믿고
말할 건 말하는,
선생님도 그걸 신뢰하고.
스기야마:
그야 그렇지요.
왜냐하면, 영화 "7인의 사무라이"(※22) 에서,
쿠로사와 아키라(※23)같은 존재니까요, 호리이씨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호리이씨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이쪽도 과거부터 계속 같이 해와서,
호리이씨의 감각적인 판단이 맞는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 만든 전투 곡을
제가 실제로 테스트ROM에 넣고 해보니,
"역시 이거, 질리네" 라고.
이와타:
(웃음)
※22. "7인의 사무라이" = 1954년 4월에 공개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일본영화.
명작으로 유명하고, 스필버그 감독이나 코폴라 감독 등, 세계의 영화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23. 쿠로사와 아키라 =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화계의 거장.
"7인의 사무라이", "라생문", "이키루", "천국과 지옥", "카게무샤", "란"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1998년에 사망.
스기야마:
그래서 다시, 전투 곡을 만들어서,
반복 사용에 견딜 수 있는 곡이 만들어졌습니다.
호리이: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시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제공한 곡을 처음에 들었을 때
"이상한데?" 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우선 게임에 넣고 해봐요" 라고 말하셔서,
실제로 넣고 해보면,
"어울리네요, 이거, 역시 좋습니다" 라고
스기야마:
그런 적도 있지요.
호리이:
네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이와타:
(웃음)
스기야마:
처음 "드퀘" 때 만든
필드 곡의 경우,
호리이씨에게도, 춘소프트 나카무라씨에게도,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 전혀 안 나네"
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신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안된다고 하면,
다시 만들 생각이었지만,
"우선 테스트ROM에서 해보죠"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3일후에, 나카무라씨에게 전화가 걸려와서,
"테스트 플레이어가 하면서,
그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었습니다.
좋군요, 이거!" 라고 (웃음)
호리이, 이와타:
(웃음)
스기야마:
♪따리따~, 따따따따따따, 따리~따~ 라는 곡입니다.
이와타:
조금 쓸쓸한 곡이군요.
호리이:
모험을 떠나는 용맹스러움은 없지만
반대로 그 쓸쓸함이 아주 좋았습니다.
"III" 에 그 노래가 흘러나오면, 울음이 나오고 (웃음)
스기야마:
그렇게 해서 결졍된 것도 있지만,
역시 최종적으로는 호리이씨의 판단으로 결졍되었죠.
저도 그렇게 하는 게 속이 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웃음).
이와타:
(웃음)
호리이:
하지만, 제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이 "이거는" 이라고, 완고하게 말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가 말하는 것을 솔직이 들어줄 때는,
선생님 자신도 "어떨까나...?" 하며,
조금 불안해 하지 않았을까 하고.
스기야마:
아하하하 (웃음).
이와타:
단지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신뢰관계의 온화함 같은 것도 포함하여,
"드퀘" 라는 게임 무드가 나오게 된 것이군요.
따뜻하고 친절한 "드래곤퀘스트" 의 세계는,
이런 관계의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스기야마:
미끄러지거나 구르거나 하는 비화가 여러가지 있습니다.
"IX" 에서 크게 뒤집힌 건, 라스보스의 곡.
최초에 이미지를 듣고
거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갔더니,
"라스보스의 이미지를 변경하였습니다" 라고.
어이 어이, 그건 아니잖아 라고 (웃음)
이와타:
(쓴웃음)
스기야마:
그래서 취소하고, 또 새롭게 만들어서.
최초에 만든 곡은 소중히 따로 간직했지만,
뭐,미끄러지거나 구르면서
여러가지가 결정되어 갑니다.
그런 것도 개발기간이 길어서 가능하므로,
시간이 걸리는 게 좋은 면도 있습니다.
이와타:
확실히 좀 더 빠른 페이스로,
착착 "드퀘" 의 신작을 즐길 수 있으면 하는 분들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반면 시간을 걸려 만들고 있으니까,
제대로 만들어진 느낌이 듭니다.
호리이:
그건 물론 그렇지요.
이와타:
닌텐도의 상품에도,
"이건 시간이 많이 걸렸군" 하는 것이
때때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좀더 효율 좋게 만들었다고 해도,
같은 식으로 만족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호리이:
그러시군요.
이와타:
뭐, 이번 "IX" 을 완성할 때도,
방향성이 1회에 팡하고 결정된 것이 아니라.
호리이:
상당히 몇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와타:
그렇게 몇번이나 고민하셨군요.
호리이:
음, 고민하였습니다.
스기야마:
그렇게 고민하면서 만드는 것이,
퀄러티가 보장되는 점도 있습니다.
이와타:
그래서, 그런 점은,
절대로 고객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의 반복이
지금의 "드퀘" 브랜드의 가치가 되었군요.
호리이:
단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발매일을 연기하기도 해서...
이와타:
저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지만,
회사경영자를 하고 있으므로,
게임이 언제 나오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는,
얼마나 회사경영상 괴로운지 대강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촉한다고 잘 되진 않죠 (웃음)
호리이:
"드퀘" 라서
허락해주시는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런 마음에 응석부리면 안되지요.
무엇보다, 기다려주신 유저 여러분에게는
정말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