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4일 월요일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6



6. 다시 만든 전투 곡

이와타:
스기야마 선생님이,
이번 "드퀘IX" 의 악곡을 만들면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스기야마:
저는, 이번에,
"호리이씨가 대단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와타:
그건 어떤 점입니까?

스기야마:
먼저 필드를 걷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뚜벅뚜벅뚜벅 걷는 것 같은 음부터 시작하는 곡을.
그 곡을, 회의에서 들려주었는데
호리이씨는 아무말도 없이 듣는 겁니다.
그리고, 한마디... "이거, 마을이군요" 라고.

이와타:
필드 곡으로 만든 곡인데?

스기야마:
마을 곡이라고 (웃음).
그래서, 테스트 ROM에, 그 곡을 마을에 설정하고
실제로 놀아보니, 과연, 그게 딱 맞는 겁니다.
아아, 호리이씨의 감각, 대단하구나 하고.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와타:
헤에~.

스기야마:
그 다음에, 이것도 비화에 가까운 것이지만,
전투 곡을 만들고, 실제 그걸 ROM에 설정하고,
잠시 그걸로 개발이 진행되었었습니다.
그랬더니 한참 후에, 호리이씨가
"저, 전투 곡말입니다. 하는 중간에 질려버렸습니다" 라고

이와타:
그거 참 충격적인... (웃음).

스기야마: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이 곡은 질리는군" 이라고
스탭에게 말한 것 같습니다.

호리이:
하는 도중에,
처음 음이 지겨워졌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와타:
이야, 그렇다고 해도 대단한 이야기네요.
스기야마 선생님이 훨씬 연장으로,
음악 분야에서 저명한 존재이시지만
호리이씨는 자신의 감성을 믿고
말할 건 말하는,
선생님도 그걸 신뢰하고.

스기야마:
그야 그렇지요.
왜냐하면, 영화 "7인의 사무라이"(※22) 에서,
쿠로사와 아키라(※23)같은 존재니까요, 호리이씨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호리이씨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이쪽도 과거부터 계속 같이 해와서,
호리이씨의 감각적인 판단이 맞는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 만든 전투 곡을
제가 실제로 테스트ROM에 넣고 해보니,
"역시 이거, 질리네" 라고.



이와타:
(웃음)

※22. "7인의 사무라이" = 1954년 4월에 공개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일본영화.
명작으로 유명하고, 스필버그 감독이나 코폴라 감독 등, 세계의 영화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23. 쿠로사와 아키라 =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화계의 거장.
"7인의 사무라이", "라생문", "이키루", "천국과 지옥", "카게무샤", "란"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1998년에 사망.

스기야마:
그래서 다시, 전투 곡을 만들어서,
반복 사용에 견딜 수 있는 곡이 만들어졌습니다.

호리이: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시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제공한 곡을 처음에 들었을 때
"이상한데?" 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우선 게임에 넣고 해봐요" 라고 말하셔서,
실제로 넣고 해보면,
"어울리네요, 이거, 역시 좋습니다" 라고

스기야마:
그런 적도 있지요.

호리이:
네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이와타:
(웃음)

스기야마:
처음 "드퀘" 때 만든
필드 곡의 경우,
호리이씨에게도, 춘소프트 나카무라씨에게도,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 전혀 안 나네"
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신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안된다고 하면,
다시 만들 생각이었지만,
"우선 테스트ROM에서 해보죠"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3일후에, 나카무라씨에게 전화가 걸려와서,
"테스트 플레이어가 하면서,
그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었습니다.
좋군요, 이거!" 라고 (웃음)

호리이, 이와타:
(웃음)

스기야마:
♪따리따~, 따따따따따따, 따리~따~ 라는 곡입니다.

이와타:
조금 쓸쓸한 곡이군요.

호리이:
모험을 떠나는 용맹스러움은 없지만
반대로 그 쓸쓸함이 아주 좋았습니다.
"III" 에 그 노래가 흘러나오면, 울음이 나오고 (웃음)

스기야마:
그렇게 해서 결졍된 것도 있지만,
역시 최종적으로는 호리이씨의 판단으로 결졍되었죠.
저도 그렇게 하는 게 속이 편한 점도 있었습니다 (웃음).

이와타:
(웃음)

호리이:
하지만, 제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이 "이거는" 이라고, 완고하게 말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가 말하는 것을 솔직이 들어줄 때는,
선생님 자신도 "어떨까나...?" 하며,
조금 불안해 하지 않았을까 하고.



스기야마:
아하하하 (웃음).

이와타:
단지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신뢰관계의 온화함 같은 것도 포함하여,
"드퀘" 라는 게임 무드가 나오게 된 것이군요.
따뜻하고 친절한 "드래곤퀘스트" 의 세계는,
이런 관계의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스기야마:
미끄러지거나 구르거나 하는 비화가 여러가지 있습니다.
"IX" 에서 크게 뒤집힌 건, 라스보스의 곡.
최초에 이미지를 듣고
거기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갔더니,
"라스보스의 이미지를 변경하였습니다" 라고.
어이 어이, 그건 아니잖아 라고 (웃음)

이와타:
(쓴웃음)

스기야마:
그래서 취소하고, 또 새롭게 만들어서.
최초에 만든 곡은 소중히 따로 간직했지만,
뭐,미끄러지거나 구르면서
여러가지가 결정되어 갑니다.
그런 것도 개발기간이 길어서 가능하므로,
시간이 걸리는 게 좋은 면도 있습니다.

이와타:
확실히 좀 더 빠른 페이스로,
착착 "드퀘" 의 신작을 즐길 수 있으면 하는 분들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반면 시간을 걸려 만들고 있으니까,
제대로 만들어진 느낌이 듭니다.

호리이:
그건 물론 그렇지요.

이와타:
닌텐도의 상품에도,
"이건 시간이 많이 걸렸군" 하는 것이
때때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좀더 효율 좋게 만들었다고 해도,
같은 식으로 만족할 수 있는 상품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호리이:
그러시군요.

이와타:
뭐, 이번 "IX" 을 완성할 때도,
방향성이 1회에 팡하고 결정된 것이 아니라.

호리이:
상당히 몇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와타:
그렇게 몇번이나 고민하셨군요.

호리이:
음, 고민하였습니다.

스기야마:
그렇게 고민하면서 만드는 것이,
퀄러티가 보장되는 점도 있습니다.

이와타:
그래서, 그런 점은,
절대로 고객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의 반복이
지금의 "드퀘" 브랜드의 가치가 되었군요.

호리이:
단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발매일을 연기하기도 해서...

이와타:
저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지만,
회사경영자를 하고 있으므로,
게임이 언제 나오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는,
얼마나 회사경영상 괴로운지 대강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촉한다고 잘 되진 않죠 (웃음)

호리이:
"드퀘" 라서
허락해주시는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되지만
그런 마음에 응석부리면 안되지요.
무엇보다, 기다려주신 유저 여러분에게는
정말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5



5. DS로 전력투구

이와타:
그럼, 이번 "드래곤퀘스트IX" 에 대해서
어째서 닌텐도DS인지,
그리고, 어떤 걸 생각하고 만드셨는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호리이:
DS로 결정한 것은, 그 당시,
저는 네트워크게임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아주 높았습니다.

이와타:
최근 수년간 일반적이 되긴 했지만...

호리이:
아직 귀찮은 부분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DS라는 게임기라면
모두 모여서, 스위치를 넣는 것만으로
눈앞에 있는 친구들과 연결되어 놀 수 있는 거죠.

이와타:
와이어리스 통신(※18)은 간단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호리이:
게다가 저는, 계속
"이리오세요 동물의 숲"(※19)을 해와서...

이와타:
"동물의 숲" 에서 외출하는 것처럼
"드퀘" 에서도 가능하다면, 이라는 이미지였군요?

※18. 와이어리스 통신 = DS본체에 표준장비되어 있는 와이어리스 기능에 의한, 접속 케이블 없이 손쉽게 주위 플레이어와 채팅이나 대전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19. "이리오세요 동물의 숲" = 2005년 11월 닌텐도DS용 소프트로서 발매된 커뮤니케이션 게임.

호리이:
마을을 왕래하는 느낌이 재밌다고 생각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상당히 엇갈림을 좋아해서.

이와타:
엇갈림? (웃음)

호리이:
예를 들어, "무" 를 사고파는 것이 되지 않습니까.
거기서, 친구들의 마을에 먼저 물어보고
그 친구가 일하고 있는 동안에
와이어리스 통신을 이용해,
그 마을을 오거나 가거나 하면서
저는 무로 돈을 벌거나 하고 (웃음)

일동:
(웃음)

호리이:
그런 철없는 놀이라도,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우 간단하게 연결되기도 하고.
그래서, "드퀘" 에서도 와이어리스 통신을 이용한
재밌는 놀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으로, DS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와타:
가장 결정타였던 것은
DS가 손쉽게 연결되는 것이었군요?

호리이:
손쉽게 연결되는 것도 좋지만,
사적으로는 사람들 마을에 가서, 거기서 계속
같이 뭘 하는 건 싫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습니다.

이와타:
연결되어도, 자유롭게 놀고 싶은.

호리이:
그런 걸 "드퀘" 에서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멀티플레이로 같이 모험도 할 수 있지만,
가만 놔두고, 전혀 다른 것도 할 수 있는.

이와타:
모두 흩어져서.

호리이:
예, 흩어져서 노는 것 같은.
그걸 실현하기 위해서,
개발할 때 아주 고생하긴 했지만 (웃음)

이와타:
그렇지요. 간단히 말씀하지만
실현하는 사람들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이지요.

호리이:
적이나 보스와 싸우고 있어도,
이쪽은 마을에서 물건을 사거나 하는 것이 가능하게.

이와타:
쇼핑과 보스전의 동시진행 (웃음).

호리이: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은,
유저 여러분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쪽은, 상당히 고생했지요 (웃음)

이와타:
그렇게 고생해서,
DS로 간단히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원래 "드퀘" 본편 신작은
"텔레비젼으로 노는 것" 이라는 목소리도 있거나 했죠.

호리이:
그 점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이걸 "외전" 으로 할까, "정식 시리즈" 로 할까로.
그래서 모두 모여 상당히 토의하긴 했지만,
외전으로 하면, 본편도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라고

이와타:
이유는 그거였군요 (웃음)

호리이:
아니요, 물론 그것만은 아닙니다 (웃음)
하지만, 외전을 만들면서, 동시에 본편을 만드는 것은
스케쥴적으로 절대 무리이고,
외전을 만들면서 본편을 만든다고 하면
몇년이 걸릴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전력투구하자고.
DS로 본편을 만드는 것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이와타:
그 전력투구 느낌은, 상당히 전해졌습니다.



호리이:
하지만 실은,
좀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웃음).
그런데,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해서
많은 시간이 걸려버렸습니다.

이와타:
그렇군요.

호리이:
DS로 결정된 것은 그런 느낌이었지만,
그 시절부터, 텔레비젼 방송을 보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이와타:
DS는 언제나 어디서나 놀 수 있으니까요.

호리이:
예. DS라면.
살짝 스위치를 넣으면 어디에서도 할 수 있고,
언제라도 그만 둘 수 있고.
그게 아주 편리합니다.
게다가, 동시에 친구들과 놀 수 있고.

이와타:
"IX" 를 만드는 동안에,
시대가 점점 휴대게임기로 노는 분위기가 되어갔다 고
호리이씨는 느끼셨군요.

호리이:
그렇습니다.
물론, 거치 게임기는 거치형으로서,
좋은 점은 가득하지만.

이와타:
믈론 그렇지요.

호리이:
단지, DS의 보급률도 대단하고.

이와타:
덕분에.
그래서, "드퀘" 와 같은 소프트를
DS로 만들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하셨군요.

호리이:
고객층도, 넓고.
저는 언제나 게임을 만들 때 생각했지만
뭐가 일어날지 모르는 두근두근대는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번, DS로 이어져서,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곳에서 할 수 있어서,
다양한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엇갈림 통신(※20)도 있고.
게다가, 가까이 있기만 하면,
모르는 사람과도 연결됩니다.
멀티 플레이로 게스트 모집상태로 하면.

이와타:
그러면, 다양한 장소에서
멀티 플레이를 사용한 파티도 발생하는군요.

호리이:
그렇습니다.

※20. 엇갈림 통신 = DS의 전원을 넣은 채로 걸으면, 알지 못하는 사람과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이 가능한 시스템.
"드래곤퀘스트IX" 에서는, 플레이어 전적이나 간단한 프로필 등을 교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기야마:
게임은 결국,
게임 시스템이나 룰이 재밌는지가 승부입니다.
호리이씨가 만든 "드퀘" 는,
게임 자체가 재미있고.
하지만, 그래픽이라던지, 음악의 음색이라던지,
그런 부분은 DS로 승부할 수 없지요.

이와타:
그것만으로 승부한다면,
더 어울리는 하드가 있지요.

스기야마:
거치형 게임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게임 그 자체는
그 시스템이나 룰이
어느 정도 재미있냐가 본질로서,
그게 호리이씨에게 제일의 승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악으로 말하면, 멜로디가 좋은 곡인지가 승부로,
아주 멋진 음색이 나와도,
별볼일 없는 마디는 역시 별볼일 없으므로.
본질부분에서 승부이므로,
"드퀘" 가 DS로 나오게 되어서
저는 정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는,
점점 호화로운 음을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휴대게임기로 나온다는 것은
오랜만에 "멜로디로 승부" 가 되는 것입니까?

스기야마:
전 패미컴 시대부터,
계속 멜로디로 승부한다는 자세였고,
인상에 남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해왔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드래곤퀘스트 몬스터즈"(※21) 등에서도
그런 걸, 이미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DS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위화감도 없었습니다.

※21. "드래곤퀘스트 몬스터즈" = "드퀘" 의 외전적 시리즈.
4번째 "드래곤퀘스트 몬스터즈 죠커" 는 2006년 12월, DS용 소프트로 발매.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4


4. 고객의 입장에서 플레이

이와타:
왕도의 게임으로서, 호리이씨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어떤 것입니까?

호리이:
뭐라고 해도,
"게임의 안심감과 따뜻함" 입니다.

이와타:
"안심감과 따뜻함" 이라는 것은
실제로 놀아보면, 매우 전해져 오니까요.

호리이:
그리고, 무엇을 해도 허락이 되는
"자유롭게 놀 수 있다" 라는 점입니다.
역시, 여러 가지가 가능하게 하고 싶고
"아아, 이런 것도 되는구나"
같은 것이 있으면, 역시 기쁘니까요.
그리고 "알기 쉬움" 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라고 듣는게,
제작사로서는 가장 괴로운 것입니다.
그런 알기 쉬움을 기본으로 하면서
나중에는 "분위기" 라던가,
"재미" 를 만들어 가는 거겠죠,
어쨋든 접해보고, 뭘해야 좋을지 모른다면,
재미도 알기 어려우니까요.

이와타:
단지, 제작사로서는,
무심코 독선적이 되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호리이씨는 어떻게,
고객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까?

호리이:
제 자신이 실제로 해봅니다.
그래서 "아, 이래선 알 수 없겠구나" 라고 확인하거나.



이와타:
호리이씨가 스스로 접해보는 것이,
최대의 체크이군요.
게다가, 게임 시스템을 만든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호리이씨가 고객의 입장이 되어
체크하는군요.

호리이:
그렇습니다.

이와타:
그건 호리이씨의 대단히 특별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송신자의 입장에서 만든 것은,
좀처럼 수용자의 시점에서는 볼 수 없으니까요.

호리이:
잡지 기사 같은 걸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지만,
기사를 쓰는 사람은 기본적인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무심코 앞서 가서 쓰게 되버립니다.
그걸 쓰는 본인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갑자기 그렇게 쓰면 안되죠"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와타:
그런 시점을 가지게 된 것은, 예전부터 특기셨군요.

호리이:
그럴지도 모릅니다.
제가 첫번째 유저였기 때문에.

이와타:
세상에는, 잘 만들어진 게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도 있습니다.
호리이씨는, 예전부터 많은 게임을 즐겨와서,
그런 차이를 민감하게 아는 것이군요.

호리이:
그건 이미, 피부 깊숙이 들어온 감각입니다.
그중에는 아쉬운 게임도 꽤 있습니다.
계속 하다 보면 재밌지만,
그 전에 질려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와타:
알고 보면 재미있는 게임은
세상에는 가득 넘치니까요.
하지만, 그 태반이 즐거움을 알기 까지
좀처럼 도달할 수 없습니다.

호리이:
예, 진입장벽이 너무 높으니까요.
그 부분은, 아쉽다고 생각을 듭니다만.

이와타:
말씀하신, 호리이씨가 제작을 할 때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저희 닌텐도도,
아주 공감하고 있습니다.

호리이:
그런 감각은, 저도 많이 느꼈습니다.
저는 메뉴얼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지만
역시 미야모토(시게루)씨가 만든 게임은,
그런 걸 읽지 않아도
만지면 감각적으로 알게 되니까요.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겠지" 라고
실제로 해보면 "아아, 역시 그렇지" 라고.
그런 걸 반복하며
계속 놀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와타:
원래, 저희들이 만든 것에
고객이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라는 부분이 있으면,
그건 설명서를 읽지 않은 고객이 나쁜 게 아니라,
어렵게 게임을 만든
저희들에게 책임이 있으니까요.
그걸 뛰어넘지 않는 한,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는 없지요.

스기야마:
그건, 모든 상품에 해당하는 것이죠.
게임도, 디지털카메라도, 가전제품도,
메뉴얼을 읽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상품으로서는 불합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호리이씨의 게임이나, "슈퍼 마리오" 같은 것은,
메뉴얼을 읽지 않아도 즐길 수 있지요.

호리이:
"마리오" 등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놀고 있으면
자신이 생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죠.
"우와" 라는 느낌으로.

이와타:
(웃음)

호리이:
그런 의외성이 "마리오" 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걸 뒤에서 보고 있어도 재밌고.
별 생각없이, 대단한 기술을 쓰게 되던지 하면,
"지금 봤어? 대단했지" 라는 것이
일어나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스기야마:
저는 액션을 잘 못해서
"마리오" 는 제가 하는 것보다,
뒤에서 보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니까요.
"마리오" 의 달인을 집에 불러
시키곤 했습니다 (웃음)

이와타:
역시 재밌는 게임은
뒤에서 보기만해도 즐거우니까요.

호리이: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앞서 호리이씨는,
"자신이 만져보면 알게 된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건 대단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을 관찰하여
그걸 게임 만들기에 활용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자신이 안테나다" 라고,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호리이씨의 경우,
고객의 입장에서 게임을 만지고,
그때 느낀 것이,
실은 전부, 제작에 활용되는 것이군요.

호리이:
그래도 새는 부분이 있긴 하죠.

스기야마:
호리이씨는 게이머이고, 게임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역시 호리이가 아닌, 감각적으로 재밌는 것,
즐거운 것, 그것을 감성으로 판단하는 것이군요.

이와타:
이상한 이야기, 생리적으로 기분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아주 중요하지 않습니까.
"음, 왠지 기분이 나쁜데" 라던지.

호리이:
있습니다, 있습니다
실제로 접해보면,
왠지 기분이 나쁘던지 해서
그게 아주 싫은 경우도 있지요.

이와타:
그것이야말로 길게는 수십시간이나 하게 되는 것이,
생리적으로 기분 나쁘면, 좋은 기억이 될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감촉의 차이를 느끼는 사람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아주 커서,
조금 만져보고 한번에 "아, 이건 아니다" 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과,
"에? 뭐가 이상하나요?" 라는 사람은
분명히 구분됩니다.
그런 부분은 아쉽지만,
배워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호리이:
그건, 매우 감각적인 부분이니까요.

스기야마:
그건, 음악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그렇습니까?

스기야마:
논리나, 이론으로 아무리 화려한 음악을 써도,
들어서 별로이면, 그건 별로입니다.
역시 음악도 감각적으로 좋은 음악이 아니면.
그래서 저는, 예를 들어 던젼 안에서의 음악이라도
무섭지만, 어딘가 아름답다,
무섭지만, 기분이 좋다,
그런 음악을 마음에 담고 만들고 있습니다.

이와타:
무섭지만, 불쾌하지 않은 것이군요.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불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대단한 음악이론으로,
논리만으로 만든 음악은,
대부분 별로입니다.
들어서 즐겁지 않으니까요.
게임도 같을 겁니다, 분명히.

호리이:
그래서,
마지막 조절 같은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와타:
아, 똑같군요 (웃음)

호리이:
똑같다뇨?

이와타:
지금 호리이씨의 그 말,
사내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호리이:
그건 미야모토씨?

이와타:
예 (웃음)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3



3. 일주일만에 만든 음악

이와타:
원래, "드퀘" 노래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하였습니까?
어떤 식으로 선생님에게 요청이 있었고,
선생님은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서,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드셨습니까?

호리이:
처음에는, 스기야마 선생님에게
이런 게임이니까, 마을이 있고,
성이 있고, 필드도 걷고
그런 느낌으로 곡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연히 저희들은, 게임 같은 노래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단한 클래식이 나와
깜짝 놀라서.
도트그림인데 음악이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이거, 어울리까나" 하고 불안해 했지만,
실제 게임에 넣고 들어보니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좋군요!" 라고 (웃음).

스기야마:
제일 처음 회의했을 때,
"이건 어떤 세계의 게임입니까? 라고
나카무라 코우이치씨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대답이 아주 정확하게.
"한마디로 말하면, 중세유럽 기사 이야기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걸 듣고, 제게 팍하고 떠오른 것은
바그너가 작곡한 "니벨룽의 반지" 였습니다.
그래서, 음악 베이스는 클래식으로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판단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호리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스기야마:
그래서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이.

이와타:
당시 유행하던 음악을 채용하였다면,
이렇게 오래 가지는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호리이:
선생님이 당시에 말한 것이
아주 인상에 남았습니다,
"이런 저런 음악 중에서,
게임 음악이 가장 장시간 듣게 된다" 라고.
그래서,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든다고.


이와타:
그렇군요.
같은 구의 반복을
이렇게 계속 듣게 되는 건,
다른 곳에서는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되니까요.

호리이:
없지요.

이와타:
그래서, 아주 마음에 와닿습니다.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여러 장면이 생각나고.

스기야마:
하지만, "드퀘" 의 노래는 1주일만에 만들었습니다.

이와타:
1주일만에요? 그거 충격이네요 (웃음).

스기야마:
제가 불려갔을 때,
사실은 음악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와타:
그랬군요.

스기야마:
게임 개발도 이미 마무리 단계였습니다.
그런데 치다씨가,
이 음악으론 안되겠다고 전부 취소하고,
거기로 제가 불려갔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니,
"전곡을 1주에 부탁드립니다" 라고 들어서.

이와타:
(웃음)

호리이:
개발기간은 아마 5개월정도였지요.

스기야마:
뭐, 1주일 밖에 없었지만,
무엇을 만드는 과정에는, 누구라도
이미지가 넘치는 상태가 지속될 때가 있습니다.
상태가 안 좋았을 때라면,
1주일로는 할 수 없었을 것니다, 절대로.
하지만 "드퀘" 의 노래를 만들었을 때는
컨디션이 좋았을 때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그렇군요.
명작이 나오는 경우는, 그런 경우이군요.

스기야마:
제가 항상 말하지만, 곡의 악상은,
5분이내에 된 것이, 대체로 좋은 곡입니다.
"드퀘" 의 테마곡의 멜로디도
5분 생각했습니다.
상태가 좋으면, 5분에 펑하고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주무르다가 며칠 걸린 곡은
대체로 별로입니다.
하지만 최근, "드퀘" 를 만들 때에는,
3년 남짓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까.
3년 안에는, 컨디션이 좋을 때가 반드시 있습니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고, 느낌이 좋을 때의 곡이,
"드퀘" 에 비교적 잘 맞게 됩니다.
덕분에.


이와타:
그렇긴해도, 선생님이 우연히 보낸 엽서가
우연히 프로듀서의 눈에 멈춰,
1주일만에 음악을, 이라고 듣는 것부터 시작했다니...

호리이:
원래, 이 팀은
우연히 모여서 만들어진 팀입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토리야마씨(※15)가 참가하는 걸로 된 것도,
담당 마시리토...토리시마씨가(※16)...

이와타:
"Dr.슬럼프" 에 나왔던
닥터 마시리토의 모델이군요 (웃음).

※15. 토리야마씨 =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씨. "Dr.슬럼프" 나 "드래곤볼" 등이 대표작.
모든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 등을 담당했다.

※16. 토리시마씨 = 주간소년점프의 전 편집장 토리시마 카즈히코씨.
편집자로서, "Dr.슬럼프" "드래곤볼" 등을 담당.

호리이:
그 토리시마씨가
"토리야마씨에게 자극을 주려고 했다" 라고 합니다.

이와타:
게임 일을 해보는 것이,
담당 편집자로서, 본업인 만화에 자극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겁니까?

호리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해보면 어때?" 라는 느낌으로
가볍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토리야마씨에게 그림을 부탁하게 되었지만
처음에 받아보니 도트그림이었습니다.

이와타:
토리야마씨가 도트그림을 말입니까!? (웃음)

호리이:
그래서,
"도트그림이 아니어도 됩니다, 선생님" 하고 (웃음).

일동:
(웃음)

호리이:
그런 느낌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어떤 의미로, 스기먀마 선생님도 그렇지만,
자극이 있는 중에, 뭔가 표현하려고 한다.
반대로 거기서 고민한 것이,
좋은 방향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각각 어떤 제약에 있어서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으로 집중하여
만들어 낸 것이,
"드퀘" 였군요.

호리이:
그런 제약이 있었던 것이 반대로
아주 좋은 결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타:
단지, 하나 만들고, 두개 만들고,
세개 만드는 것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눈덩이가 굴러가듯이,
"드퀘" 는 커다란 존재가 되어 간다...
게임 신작이 발표되었을 때에,
가게 앞에 긴 줄이 생기게 된 것은,
"드퀘" 가 최초였다고 생각합니다.

호리이:
"드퀘III" 였을 때가 피크였습니다.

이와타:
"III" 가 나왔을 때에는
사회현상과 같이 되버려서.
아마 "III" 의 발매일은,
호리이씨는 아마 여러 뉴스 프로그램에 불려가서
텔레비젼에도 출연하셨지요.

호리이:
텔레비젼에는, 아마 2~3회 나왔습니다.

이와타:
텔레비젼에 나온 호리이씨를 보고,
저도 게임을 만드는 쪽이었으므로,
게임이 저렇게 다뤄지는 것은
남의 일이지만 기뻤습니다.
조금 인연도 있었고요 (웃음).
일방적으로, 게임은 점점 커가고,
소란도 점점 커졌지요.
그런 게임을 계속 만들어 갈 때에,
호리이씨는 어떤 것을 생각했습니까?

호리이:
"III" 까지는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하고 싶은게 꽤 있었지만,
그걸 줄이고 줄여서, 첫번째 "드퀘" 를 만들었고,
그 뒤에도, 카셋트의 용량도 늘어나게 되어,
그래픽의 질도 향상하게 되고,
"III" 까지는 술술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와타:
아마 페이스도 빨랐지요. 그때까지는.

호리이:
그런데, "드퀘IV"(※17) 에서는 고민하였습니다.
"III" 까지,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거의 해버렸으니.
반면, 유저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크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지?" 같이 (웃음).

일동:
(웃음)

※17. "드래곤퀘스트IV" = 시리즈 4번째 "드래곤퀘스트 IV 인도하는 자들".
1990년 2월, 패미콤용 소프트로서 발매. DS 등으로도, 리메이크판이 등장하였다.

이와타:
역시 고민하였군요, 호리이씨라도 (웃음).


호리이:
고민하였습니다 (웃음).
게다가 압박도 아주 컸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드퀘" 가 나왔을 때에는
자신의 이름을 불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줄 수 있었지만 (웃음).

이와타:
"스기양" 이라고 부르는 정도로는
이젠 즐거움을 줄 수 없지 않을까 하고 (웃음)

호리이:
즐거움을 줄 수 없지요 (웃음)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게임이 계속 나오게 되고
그 게임 속에서 여러가지가 생기고,
그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상대로,
더욱 "앗!" 이라고 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와타:
다른 게임에서는 여러가지가 생기고
여러 새로운 소재도 만들어져 있고,
이제 와서 이런 걸로 되려나 하고
생각하게 되죠.

호리이:
예.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면,
알 수 없는 게임이 되기 쉬우니.
게다가, 무엇보다 왕도의 게임으로서
"드래곤퀘스트" 로서
반드시 억누르지 않으면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 균형을 잡는 것이
꽤 어렵기도 했습니다.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2


2. 앙케이트 엽서를 계기로

이와타:
"드래곤퀘스트" 의 즐거움은
호리이씨가 이미지했던 프로세스로,
세상에 퍼져갔습니까?

호리이:
비교적 그랬습니다.
꽤 처음 단계서부터 반응이 있었습니다.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더니,
실제로 재밌다고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와타:
게임 내용에 관해서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지도록 하는 장치를,
여러가지 생각하고 만들었습니까?

호리이:
그건 어떤 의미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간단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컴퓨터 게임은 그 정도로 보급되어 있지 않았고,
그런 시대에, TV 화면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모두 놀랐으니까요.
예를 들어 "스기양" 이라던지 (웃음).

스기야마
음, 그거 기뻤지 (웃음).

이와타:
아아, 과연 (웃음).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행위 자체가,
그 시점에서는 발명이었으니까요.

호리이:
"이거, 나야?" 같은 (웃음).
그래서, 주인공을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되어,
게다가 몬스터와 싸우면, 점점 강해지는.
더욱이, 예전엔 아주 고생했는데,
간단하게 쓰러뜨릴 수 있게 된다던지.

이와타:
그것도 기쁘죠.
성장을 실감할 수 있어서.

호리이:
그래서 이겨서,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무기를 사고.
무기를 사면, 더욱 강해져서,
마을 사람들에게 칭찬받게 되고.
그래서, 점점 빠져든다고 생각됩니다.

이와타:
그런 성장 감각을, 처음 맛본 사람들이,
차례로 "선생" 이나 "선교사" 가 되어
점점 퍼져가는 것이군요.

스기야마:
선교사가 되었지요, 저도 (웃음).


호리이:
그 당시에는 확실히,
여러 저명한 사람들도 선교사가 되어주었습니다.

이와타:
그랬었지요. 여러 분야의 여러 사람이,
푹 빠져서, 여러 장소에서,
"드퀘" 의 즐거움을 뜨겁게 말하곤 했으니까요.
덧붙여, 스기야마 선생님이 게임 관련 일을 하게 된 것은,
"드래곤퀘스트" 가 최초였습니까?

스기야마:
패미컴 소프트는 "드퀘" 가 최초였지만
그 전에 하나 있었습니다.
"윙맨2"(※11) 라는
당시, 에닉스(※12)에서 나온 소프트로.

이와타:
컴퓨터용 소프트였군요.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원래 계기는, "모리타 장기"(※13) 라는
컴퓨터 소프트를 즐기고,
거기 들어있는 앙케이트 엽서를 보냈더니,
센다씨 눈에 띄게 되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와타:
앙케이트 엽서에 쓴 게
게임 음악을 만들게 된 계기였습니까?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이와타:
참 아날로그하면서, 참 대단한 인연이죠 (웃음).

※11. "윙맨2" = 1986년에 발매된 컴퓨터용 게임.
원작은 소년점프에 연재되던 코믹.

※12. "에닉스" = 1975년 설립.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등을 발매하여, 2003년에 스퀘어와 합병하여, 스퀘어에닉스가 되었다.

※13. "모리타 장기" = 모리타 카즈로우씨가 개발한 장기 소프트.
컴퓨터용 이외에, 가정용 게임기로도 발매되었다.

스기야마:
(웃음). 그 앙케이트 엽서에는
"종반은 강해도, 서반 포진이 어설프다" 같이,
좀 건방진 걸 써서,
그냥 놔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우연히 집의 카미씨가
그걸 발견하여, 장을 보러 가던 중에
우체통에 넣었나봅니다.

호리이:
처음, 그 엽서를 본 센다씨는
초등학생의 앙케이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이 전부 히라가나였기 때문에 (웃음).

일동:
(웃음)


스기야마:
그래서인지, 전화가 왔을 때
"혹시 작곡가인 스기야마씨입니까?" 라고
확인하더군요 (웃음).
그래서 "게임 음악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라고.
그건 이미, 장기에서 말하는 "노타임" (웃음).
"하겠습니다, 하겠습니다" 라고 즉답했습니다.
그 후, 신주쿠의 한 장소를 지정받아 갔는데,
당시의 에닉스는 아주 작은 건물이어서.

이와타:
당시 에닉스는,
컴퓨터 비지니스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죠.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그래서, "윙맨2" 라는
컴퓨터 게임 음악을 한 후,
며칠 후,
"실은 "드래곤퀘스트" 라는 새로운 게임이 나오는데,
음악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들어서.
그게 최초입니다.

이와타:
당시 패밀리컴퓨터는
음원 수가 아주 적어서,
낼 수 있는 음의 종류 폭도 좁았죠.

스기야마:
노이즈음을 제외하고, 3(쓰리)트랙이었으니까요.

이와타:
그렇게 말하신,
아주 한정된 음 밖에 낼 수 없었던 것은
스기야마 선생님이 보통 관련했던 음악과 비교해서
제약의 정도가 매우 심하지요.

스기야마:
그 당시, 여러 게임 메이커가
작곡가에게 음악을 부탁하려고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3트랙으로 음악이 될리가 없잖아" 라고
거절당한 예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타:
반면, 게임을 만드는 측에서도
염려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패미컴의 초기 시절에는,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분에게 접근하는 건
아직 이르지 않을까 하고.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염려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부탁해보니 거절당하기도 하고.
딱 20년전, 그 때 팝의 세계에서는,
"사운드 승부" 라고 불리웠었습니다.
기타로 어떤 음을 낼 수 있을까 던지,
일렉기타로 어떤 음을 낼수 있을까 던지.
하지만, 패미컴의 음원이라면
사운드로 승부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멜로디 만으로 승부해야죠.

이와타:
처음부터 음질을 선택할 수 없었으니까요.

스기야마:
하지만 저에게는, 재밌었습니다.
3번째 트랙은,
효과음을 위해서 따로 남겨두었으니,
2(투)트랙으로 음악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런 것이 어떤 종류의 퍼즐에 도전하는 느낌으로.

이와타:
선생님이 "재밌었습니다" 라는
그런 자세를 보여주셔서
선생님이 만든 음악이,
모두의 기억에 남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드퀘" 의 테마곡은 물론,
부활의 주문(※14) 곡도 그렇습니다.
원래 부활의 주문을 외우는 것은
말하자면 좀 그렇지만 귀찮으니까요 (웃음).
그래서, 때때로 메모를 실수하던지 해서
불행한 사고가 나는 장소이기도 했지만,
거기서 흘러나오는 부활의 주문 곡은,
그 스트레스 가득한 장소에서는
아마 최고의 곡일 겁니다.


스기야마:
아하하하 (웃음).

※14 부활의 주문 = 패미컴 카셋트에 배터리백업이 탑재되어 있지 않았던 시대,
"드래곤퀘스트" I과 II에서 채용된 패스워드에 의한 세이브시스템을 말함.

이와타:
아주 가슴 깊이 남아있습니다.
거기서 보냈던 짜증나던 시간도 포함하여,
기분 좋은 기억 안에 있는 듯한...

스기야마: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부활의 주문은 고생했습니다.
처음 "드퀘" 는 17문자라 좋았지만.

이와타:
"II" 에서는 아주 길었으니까요 (웃음).

스기야마:
50문자 이상이나 되었으니까요.

호리이:
스토리가 진행되면
서서히 길어집니다.
최종적으로는 52문자가 되어.

스기야마:
그래서 전, 마지막에,
텔레비젼 화면을 프린트아웃하는 기계를
일부러 샀습니다.

일동:
(웃음)



스기야마:
여하튼 52문자이니,
프린트아웃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라고.
그 기계 덕분에 "ね(네)" 와 "わ(와)" 같이 헷갈리던 것을,
전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사장이 묻는다 "드래곤 퀘스트 IX 밤하늘의 수호자" 1



1. 20년전의 만남

참석자:
호리이 유지 (게임 디자이너)
스기야마 코우이치 (작곡가)
이와타 사토루 (사장)


이와타:
오늘 무리한 부탁을 하여,
일부러 쿄토까지 발걸음을 하시게 했습니다.
호리이씨, 스기야마 선생님, 감사합니다.

호리이, 스기야마:
괜찮습니다.

이와타:
이 "사장이 묻는" 코너는
Wii를 개발했을 때부터 시작하여,
원래 사내 개발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시작한 인터뷰 기획입니다.
그래서, 닌텐도 이외의 소프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입니다만,
이번에, 어떻게든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보통은, 처음에 자기소개부터 시작하지만,
새삼스럽게 자기소개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두 분은, 누구라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조금 이상한 이야기부터 하고 싶습니다.

저와 "드래곤퀘스트" 와의 관계에 있어서,
세상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게 한가지가 있어서...

호리이:
그것은?

이와타:
초대 "드래곤퀘스트" 가
"Dragon Warrior" 라는 이름으로
해외 전개되었었지요.

호리이:
예. "드래곤퀘스트" 의 해외판은
미국 닌텐도에서 발매했었습니다.

이와타:
예. 그래서, 그 로컬라이즈를,
제가 담당했었습니다.

호리이:
아, 그랬었지요.

이와타:
물론 그때 호리이씨도 뵈었고,
프로그래머인 나카무라 코우이치시로부터
"드래곤퀘스트" 의 프로그램을 받았습니다만,
당시는 "드래곤퀘스트III" 이 한창 개발중일 때로...

호리이:
그랬었지요 (웃음).

해외판 "드래곤퀘스트"
"Draqon Warrior" 패키지

이와타:
나카무라씨는 로컬라이즈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빴고.
그래서, 그 당시, HAL 연구소에 있던
저에게로 닌텐도가 전화가 걸려와서
""드래곤퀘스트" 의 로컬라이즈를 하고 싶은데,
받아줄 수 있는지" 라고.
저는 조금 놀라면서도,
프로듀서인 센다씨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개발중의 "드래곤퀘스트III" 를
보너스로 조금 만져보기도 하면서,
나카무라씨로부터 프로그램을 받아서
2주간 정도,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먼저 기본 부분만을
영어화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호리이:
몇년전입니까. 벌써 오래전이 되었군요?

이와타:
"드래곤퀘스트III" 가 발매되었던 해였으니까요.

호리이:
1988년경이군요.

이와타:
그래서, 벌써 20년전의 이야기입니다.
그 "드래곤퀘스트" 의 최신작이
이번엔 DS로 나오게 되어,
그래서, 아주 큰 인연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아주 신기하다고 느껴집니다.

호리이:
정말 그렇습니다.

이와타:
덧붙여 "드래곤퀘스트" 는,
아주 신기한 소프트로, 일단 나온 순간부터,
주변 게임 개발자가, 근무시간중에도
아주 빠져들어버려서...(웃음).

호리이:
하하하 (웃음).

이와타:
뭐, 당시는 아주 느긋한 시대여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가 나왔을 때
잠시 개발이 되지 않아서 곤란했지만,
"드래곤퀘스트" 나왔을 때도 같은 일이 일어나
모두가 그 세계에 푹 빠져 들어있었습니다.

스기야마:
비슷한 일이,
제 주변에서도 일어났었습니다.
아는 사람 회사의 이야기지만,
회사에서는 보통, 하얀 보드가 벽에 걸려 있어서
거기에 출장지를 적고 나가거나 하지 않습니까.

이와타:
행동예정을 적을 수 있는 화이트보드 말이군요

스기야마:
예, 그게,
몇명 사원이 출장지에
"아레프가르도" 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일동:
(웃음)

스기야마:
그래서, 그 회사의 과장이
부하에게 "아레프가르도가 뭐야?" 라고 물어보았답니다.
그랬더니 "드래곤퀘스트"의 지명입니다.
한바탕 웃었죠 (웃음).


이와타:
"드래곤퀘스트" 덕분에
일을 못하게 된건
게임 개발회사 만이 아니라
선생님의 주변에서도 일어났군요.

스기야마:
그렇습니다.

이와타:
그건 분명히
"유저 확대" 라고 불리는 현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닌텐도는 5년정도 전부터 "게임 인구 확대" 라는 표현으로
유저 확대에 관하여 말하기 시작했지만,
15년 전에, 거대한 유저 확대를 한 것은,
"드래곤퀘스트" 가 아닐까 하고,
오늘 "사장이 묻다" 에서, 두분을 만나게 되어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드래곤퀘스트" 를 처음 만나서,
롤플레잉이라는 것을 이해한 사람은 아주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먼저, 호리이씨에게 묻고 싶은데.
최초에 "드래곤퀘스트" 를 만들었을 때
무엇을 바라고, 어떤 것을 생각했습니까?


호리이:
저는 원래 롤플레잉에 빠져있었습니다.
"위자드리" 라던지 "울티마" 와 같은 것 말입니다.
그것들을 제가 즐겨보고, 아주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진입장벽이 아주 높았습니다.

이와타:
컴퓨터 게임소프트였던
"울티마" 나 "위자드리" 가 재밌다고 들어도,
옆에서 자세히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가볍게 놀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죠.

호리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간단히 롤플레잉의 즐거움을
알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여러 장치를 넣어서 만든 게 "드래곤퀘스트" 입니다.
단지, 그 용량이 작은 카셋트로
롤플레잉을 만드는 것은
절대 무리라고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 이거 밖에 안 들어간다면,
반대로 어느 정도의 요소를 넣어서
즐거움의 에센스를 낼 수 있을까 하고,
그렇게 고민해서 만든게
첫번째 "드래곤퀘스트" 였습니다.


이와타:
저는 "드래곤퀘스트" 가 나왔을 때,
크게 느낀 것이 있는데...
이 게임의 즐거움을 이해한 사람들은
점점 "드래곤퀘스트" 의 "선교사" 로 변해갔다는 겁니다.

호리이:
실은 거기에는, 하나 더 장치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주간소년점프에서,
"패미컴신권(神拳)*" 라는 패미컴 기사를 썼었습니다.

이와타:
호리이씨는 당시
프리 라이터로서 활동했었지요.

(* "패미컴신권 = 호리이 유지씨가 "유우테이" 라는 펜네임으로, 부정기적으로 연재했던 컴퓨터 게임 소개 코너.
주간소년점프에 1995년부터 88년경까지 게재)

호리이:
예. 거기서 "드래곤퀘스트" 의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롤플레잉은 어떤 것인가 라는 기사도 전개하였습니다.

이와타:
과연. "드래곤퀘스트" 의 개발하면서,
롤플레잉 게임의 입문서도 동시에 전개하였군요.

호리이:
예. 그 연재에서는 "이런 재밌는 게임이다"
"이런 게 가능하다" 라고 말해,
롤플레잉의 입문서를 쓰면서
동시에 롤플레잉 "선생" 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기사를 읽은 독자 중 한명이 선생이 되어,
"이거 재밌어" 라고,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면.
그럼, 그 친구도 "이렇게 하는구나" 라고 이해하고,
그게 점점 퍼져가는 것 같은.

이와타:
과연. 제가 "선교사" 라고 느꼈던 것은...

호리이:
그게 딱 제가
"선생" 을 만들려고 했던 것과 같은 겁니다.

이와타:
정말 그렇군요 (웃음)

호리이:
당시의 컴퓨터 게임에는
매우 꿈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 게임에는,
뭔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근두근거림이 있어서.
그래서, "문자로 대화하면, 반응이 돌아온다" 던지
"이런 장소에 가면, 새로운 마을이 있다" 던지
지면에 설명하면, 그걸 읽은 아이들도
"에엣, 뭔가 재밌어 보인다" 라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패미컴으로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라고.

이와타:
과연.

호리이:
그건 아마,
액션게임 밖에 몰라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대에, 롤플레잉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광대한 세계를 모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 기초를 독자 안에 만들어 놓고,
거기에 "드래곤퀘스트" 를 맞추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시작은
"롤플레잉은 무엇인가" 라는 것을
자세하게 가르쳐주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닌텐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