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4일 화요일

연탄 한 장

회사에서 노래 랜덤 재생 중 안치환의 연탄 한 장이 흘러 나와 갑자기 울컥해 졌다.
여름에 딱히 어울리는 노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노래 ^-^

연탄 한 장
안도현 시
강종철 곡
안치환 노래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이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싸늘해지는 가을녘에서 이듬해 봄 눈 녹을 때까지
해야할 일이 그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듯이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히 남는게 두려워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려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다른 이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그 길을 나는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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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시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긴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연탄 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 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봄날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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